[구로동맹파업40주년 기념영상 & 기념식 스케치] 당신과 내가 하나 되는 이야기

관리자
2025-07-29
조회수 811

인천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며 매일 구로역을 지나친다. 지방에서 갓 서울에 올라온 대학 시절에는 지하철 역조차 신기해 ‘어! 신경숙 소설의 그 구로다!’ 정도의 감상이 있었지만, 점차 서울이라는 도시에 익숙해지면서 구로역, 구로에 더 이상의 별 감흥을 느끼지 못했다. 매일 그렇게 지나치면서도 

 

구로동맹파업을 ‘제대로’ 알게 된 후, 구로는 내게 ‘특별한’ 곳이 되었다. 2019년 서울여노가 ‘여성노동운동 역사 잇기’ 기획으로 '언니Ro'를 진행하면서 많은 자료를 접할 수 있었고, 특히 '구로언니Ro'유옥순(전 콘트롤데이타 부지부장, 현 서울여노 이사), 윤혜연(전 가리봉전자 사무국장, 현 서울여노 부회장) 두 분 선배와 함께 '여성노동운동의 성지'인 구로 구석구석을 걸으며 생생한 구술을 직접 듣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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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언니Ro 영상 보러가기
 

💌 기억하다-잇다 여성노동역사탐방 후기 [구로언니RO)

💌 기억하다-잇다 여성노동역사탐방 후기 [청계언니Ro]  


 

마리오사거리(그 시절 대우어패럴, 서울통상, 효성물산이 있던 자리)에서 '수출의 다리'를 바라보며 두 선배 언니가 들려주는 구로동맹파업 투쟁의 순간들과 뒷이야기를 듣는데, 눈앞에서 마주 보고 선 건물, 창에 매달려 손수건을 흔들며 구호를 외치고, 서로 격려하고 투쟁심을 불태우는, 그 시절 언니들의 모습이 영상으로 펼쳐졌다(MBTI 극N입니다..😁)


언니Ro 탐방 후 한동안 구로역을 지나칠 때마다 경외심이 차올라 가슴이 뛰고, '지금 우리가 누리는 모든 진일보한 노동조건은 앞서 싸운 언니들 덕분'임을 모두가 알아야 한다는 조바심도 일었다. 민주노조 운동을 견인한, 용감하고 강인한 운동가였던 언니들(심지어 지금 내 나이의 반절도 안되는 나이에 이미)의 이야기가 제대로 기록되고 기억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오마이뉴스에 기사를 두 차례 연재하기도 했다. 나는 요즘도 그 기사를 종종 찾아보고 언니들에 대한 사랑을 다시금 채운다.


💎기사읽기 : '착한 딸, 공순이', 이건 언니들의 진짜 모습이 아니다_용감하고 강인한 노동운동가였던 구로공단 여성노동자들
💎기사읽기 : 쉽게 잊힌 '1970년대 n번 시다'들의 이야기_여성노동자운동 발자취 '언니Ro'탐방기



이런 내게, 초대장이 날아왔다. 6월14일(토) 11시 금천누리종합복지관 '구로동맹파업 40주년 기념식' 초대장이! 

그 시절, 언니들을 투쟁 현장으로 이끈 민주노조에 대한 열망만큼이나 뜨겁고, 뜨거운 날씨에도 나는 룰루랄라 설레고, 괜스레 자부심에 찬 상태로 행사장으로 향했다. 

어휴 여성노동자회 활동가 하길 잘했지! 제가 어디서 이렇게 멋진 언니들을 만나 말 섞고 지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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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흥하는 밈이 절로 떠올랐다. ‘언니들은 보법이 달라~’

기념식 진행을 맡은 강명자 선배님의 남다른 입담과 그 시절 함께 추던 해방춤, 임을 위한 행진곡에 맞춰 흔드는 팔뚝질,  무대 위로 올라온 분들마다 (원고도 없이 하는) 발언 내용과 자세도 멋지고, 중간 중간 터져 나오는 지방방송(?)까지도, 모든 게 그저 보법이 달랐다. 그곳의 에너지는 그야말로 세월을 빗겨간 듯했다. 

하이라이트는 또 따로 있었다. 바로 ‘40주년 기념영상_ 당신과 내가 하나 되는 이야기’. 

내가 눈물이 많은 타입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영상을 보는 내내 눈물을 참아 콧물을 줄줄 흘렀다. 기념식에서 1번만 상영하기에는 아깝고 아쉬운, 두고두고 주기적으로 봐야만 하는, 우리만 볼 게 아니라 더 많은 사람이 보고 느끼고 기억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그래서? 윤혜연 선배님께 부탁드려 영상을 공유받았다! 감사하게도 서울여성노동자회 유튜브에 영상을 업로드 해도 괜찮다고, 영상을 만드신 감독님이 허락도 해주셨다. 


💎당신과 내가 하나 되는 이야기 _ 구로동맹파업 40주년 기념 영상



‘구로동맹파업 40주년 기념식’에서 느낀 깊은 감동과 에너지를 이 영상을 통해 공유합니다. 

함께 봐주세요!


구로동맹파업은 6.25한국전쟁 이후 '최초의 정치적 연대파업, 민주화 투쟁'이다. 

겨우 열댓살, 많아 봐야 스무살 전후의 노동자들이 대다수였던 7,80년대 구로공단. 어린 동생이 줄줄이 있어서, 공부해야 할 오빠와 남동생 뒷바라지 때문에, 배불리 먹고 싶어서, 가난을 벗어나고 싶어서, 그곳에는 산업체 학교라는 기회가 열려 있다고 들어서.. 나름의 꿈과 희망으로 시작한 일은, 일터는 행복하지 않았다.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인간답게 살고 싶다' '일한 만큼 대우 받고 싶다'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

매월 100시간이 넘는 초과근무, 철야작업 등 살인적인 노동을 강요하고 착취하는 노동현장, 관리자의 폭언폭행이 일상인 노동현장, 노동자의 건강권은 내팽개친 채 오직 효율만을 고려한 노동환경을 견디며 일했다. 휴게시간은커녕 화장실조차 맘대로 가지 못했다. 자본가들의 탐욕이 빚은 극악의 노동환경 속에서 노동자들의 의식화는 당연한 일이었다. 민주노조를 향한 열망이 폭발적으로 터져나왔고, 군사정권이 휘두르는 무자비한 폭압에도 물러섬이 없었다. 

회사가 구사대를 동원해 폭력을 자행하고, 어용노조를 육성하며 민주노조 조직을 방해할수록,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교섭 과정에서 벌이는 정당한 농성, 파업과 집회 현장을 군사정권이 공권력으로 진압할 때마다 '노동자가 뭉쳐야 한다' '노동조합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만 굳어질 뿐이었다. 조합원을 모아 민주노조를 결성하고, 교육과 소모임으로 노동자 의식을 높이고, 노조 간 활발한 교류와 합동교육 등으로 연대를 강화했다. 

효능감은 대단했다. 혼자서는 못했던 일이 풀리기 시작했다. 노동조합이 있는 곳은 구내식당 밥이 달라졌다. 관리자의 폭언에 노동자가 제 목소리를 내며 맞서는 것이 가능해졌다. 더디지만 임금도, 노동환경도 조금씩이나마 변화하는 것이 보였다. 

이때 사건이 일어난다. 1985년 6월, 대우어패럴 임금인상 교섭 때 철야농성을 벌였다는 이유로 노조위원장 등 3인을 구속해버렸고, 이 소식을 들은 대우어패럴 노동자 350여 명은 즉각 파업 농성에 돌입했다. 같은 날 효성물산, 가리봉전자, 선일섬유 등 1,000여 명의 노동자가 동맹파업에 들어갔다. 1985년 6월24일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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