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년 기혼여성, 도소매음식숙박업 등 서비스업 종사, 미조직영세사업장에서 일하거나 비정규직”
여성노동자회 산하 평등의전화가 창립 10주년을 맞아 그동안의 상담 분석을 내놓았다. 위에 열거한 내용은 1995년 개설 이후부터 지금까지 평등의전화에 상담을 요청해 온 1만7천372명을 통해 바라본 우리나라 대표 여성노동자들의 모습이다.
10년 새 상담건수가 증가하고 여성노동자의 권리의식은 높아졌지만 그만큼 현재 여성노동자가 처한 현실이 결코 나아진 것 같진 않다.
 | | 양계탁기자 |
지난 7월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최저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집회에서 지방의 한 법원 청소용역업체에서 일하고 있는 정숙씨가 최저임금 70만6천원을 얼음속에서 꺼내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정숙씨는 한국의 대표 여성노동자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
여성노동자회 손영주 사무처장은 “10년 전과 비교해 20대 여성노동자들의 비율은 감소하고 40대 중장년 여성들의 상담이 증가하고 있는 게 큰 특징”라고 말했다.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청년실업의 영향과 전체적으로 노동가능인구가 점차 노령화 되는 현실이 반영된 것이다.
이들의 상당수는 4인 이하 영세사업장, 서비스업이나 단순 판매직종에 주로 분포하고 있었고 여전히 임금체불이나 임신· 출산과 관련한 차별 상담건수의 높은 수치는 여성노동자가 처한 현실을 반영하고 있었다.
상담 분석을 살펴보면, 오늘날 여성노동자의 현실은 그리 밝지 못하다. 여성들은 임신과 출산으로 인한 직장 내 불이익과 해고에 대한 불안이 높았고, 이는 대기업에서 장기 근속한, 직급이 있는 정규직 노동자라 하더라도 예외가 아니었다.
70%가 넘는 비정규직 여성노동자가 임금체불 등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었으며 기본적인 노동권조차 보장되지 못한 이들에게 성차별이나 모성보호 같은 권리요구는 아예 제기조차 하지 못하는 게 현실로 보였다.
우선 지난 10년간의 상담 흐름 속에서 IMF 경제위기와 여성노동관련법의 재개정이 여성노동현실에 많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난 점이 눈길을 끌었다. IMF 직후인 98년에는 고용관련 사담이 급증하면서 전체 상담의 91.2%를 차지해, 경제 환경 여건에 따라 사회적 희생물이 되는 여성노동자들의 참담한 상황을 여실히 드러냈다.
남녀고용평등법에 직장 내 성희롱 규제 조항이 신설된 99년부터는 직장 내 성희롱 상담이 대폭 증가했다. 또 산전후휴가 90일 확대 및 산전후휴가 30일 급여와 육아휴직 급여 사회보험화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모성보호 관련 3법이 개정된 직후인 2002년부터는 모성보호 관련 상담이 급증했다.
특히 모성보호상담은 지난 2002년을 기점으로 파격적으로 급증하면서 10년 새 10배 이상 증가했다. 그 내용을 보면 산전후휴가 기간과 급여의 불안정한 보장에 관한 상담이 53.6%, 육아휴직 미부여 등에 관한 상담이 25.4%, 생리휴가, 경이한 근로 전환, 임신 출산 관련 퇴직시 실업급여 문제 등 기타 상담이 21.0% 였다.
성차별 상담 중에도 임신, 출산으로 인한 불이익 및 해고 상담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이 중 70%가 사무직과 전문기술직 종사자이고, 36.5%가 100인 이상 대규모 사업장에 근무하고 있으며, 46.8%가 3년 이상 장기근속자라는 점이다. 또한 이들의 71.9%는 정규직이었다.
이는 대기업에서 장기 근속한 직급이 있는 정규직 노동자라 하더라도 임신, 출산으로 인한 불이익과 해고 위협에서 자유로울 수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
성희롱 상담은 주로 20-30세 미만, 근속 1년 미만, 비혼 여성노동자에게 일어나고 있었다. 특히 직장 내 성희롱의 30.4%가 예방을 책임져야할 사장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나 성희롱 발생이 여성노동자들의 퇴사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고용상담 중에는 임금체불이 50%를 차지했고, 특히 여성 비정규직 상담의 72.1%가 임금체불, 부당해고 등 고용불안 상담으로 나타나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의 경우 해고, 임금체불 등 기본적인 노동권조차 보장되지 못한 상황에서 성차별, 모성보호 같은 권리요구는 아예 제기조차 하지 못하는 현실인 것으로 보인다.
손영주 사무처장은 “임신과 출산으로 인한 해고 및 부당대우와 관련한 상담이 계속 증가하고 있어 모성관련 법과 현실의 괴리가 여전히 존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특히 “모성보호 3법 개정으로 내년부터 사업장 규모에 따른 모성보호 차별 문제는 일정하게 해결될 것으로 기대되지만, 그 중에서도 비정규직 여성노동자의 모성보호 차별 문제는 여전히 해결과제로 남아있다”며 “여성 비정규직의 모성보호를 위한 법제도 마련과 관련 부처의 철저한 사업장 지도감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손 사무처장은 또 “4인 이하 사업장에 종사하는 여성노동자들의 수가 굉장히 많음에도 이들이 해고나 퇴직금, 각종 수당 및 성차별 등에서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근로기준법과 남녀고용평등법의 적용에 사각지대가 없도록 확대 실시해야할 것”이라고 오늘날 여성노동자들이 당면한 현실을 개선하기 위한 과제들을 당부했다.
여성노동자회는 오는 28일(수) 저녁 6시 세종문화회관 1층 소연회장에서 평등의전화 10주년 기념 후원의 밤 ‘여성노동자의 희노애락 십년지기’ 행사를 연다. 10주년을 기념해 ‘여성노동자 권리찾기 베스트 사례’, ‘10년차, 5년차 상담원 시상’, '비정규직 여성노동자 근로실태 현황과제' 토론회, '여성노동자의 삶' 책 출간 등 다양한 지역 행사들을 진행한다고 하니 여성노동자의 지난 10년과 오늘을 함께 느껴보고 싶은 이들은 각 지역 여성노동자회를 찾을 일이다.
최문주 기자 cmjoo@ngotime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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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노동자회 산하 평등의전화가 창립 10주년을 맞아 그동안의 상담 분석을 내놓았다. 위에 열거한 내용은 1995년 개설 이후부터 지금까지 평등의전화에 상담을 요청해 온 1만7천372명을 통해 바라본 우리나라 대표 여성노동자들의 모습이다.
10년 새 상담건수가 증가하고 여성노동자의 권리의식은 높아졌지만 그만큼 현재 여성노동자가 처한 현실이 결코 나아진 것 같진 않다.
지난 7월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최저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집회에서 지방의 한 법원 청소용역업체에서 일하고 있는 정숙씨가 최저임금 70만6천원을 얼음속에서 꺼내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정숙씨는 한국의 대표 여성노동자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여성노동자회 손영주 사무처장은 “10년 전과 비교해 20대 여성노동자들의 비율은 감소하고 40대 중장년 여성들의 상담이 증가하고 있는 게 큰 특징”라고 말했다.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청년실업의 영향과 전체적으로 노동가능인구가 점차 노령화 되는 현실이 반영된 것이다.
이들의 상당수는 4인 이하 영세사업장, 서비스업이나 단순 판매직종에 주로 분포하고 있었고 여전히 임금체불이나 임신· 출산과 관련한 차별 상담건수의 높은 수치는 여성노동자가 처한 현실을 반영하고 있었다.
상담 분석을 살펴보면, 오늘날 여성노동자의 현실은 그리 밝지 못하다. 여성들은 임신과 출산으로 인한 직장 내 불이익과 해고에 대한 불안이 높았고, 이는 대기업에서 장기 근속한, 직급이 있는 정규직 노동자라 하더라도 예외가 아니었다.
70%가 넘는 비정규직 여성노동자가 임금체불 등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었으며 기본적인 노동권조차 보장되지 못한 이들에게 성차별이나 모성보호 같은 권리요구는 아예 제기조차 하지 못하는 게 현실로 보였다.
우선 지난 10년간의 상담 흐름 속에서 IMF 경제위기와 여성노동관련법의 재개정이 여성노동현실에 많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난 점이 눈길을 끌었다. IMF 직후인 98년에는 고용관련 사담이 급증하면서 전체 상담의 91.2%를 차지해, 경제 환경 여건에 따라 사회적 희생물이 되는 여성노동자들의 참담한 상황을 여실히 드러냈다.
남녀고용평등법에 직장 내 성희롱 규제 조항이 신설된 99년부터는 직장 내 성희롱 상담이 대폭 증가했다. 또 산전후휴가 90일 확대 및 산전후휴가 30일 급여와 육아휴직 급여 사회보험화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모성보호 관련 3법이 개정된 직후인 2002년부터는 모성보호 관련 상담이 급증했다.
특히 모성보호상담은 지난 2002년을 기점으로 파격적으로 급증하면서 10년 새 10배 이상 증가했다. 그 내용을 보면 산전후휴가 기간과 급여의 불안정한 보장에 관한 상담이 53.6%, 육아휴직 미부여 등에 관한 상담이 25.4%, 생리휴가, 경이한 근로 전환, 임신 출산 관련 퇴직시 실업급여 문제 등 기타 상담이 21.0% 였다.
성차별 상담 중에도 임신, 출산으로 인한 불이익 및 해고 상담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이 중 70%가 사무직과 전문기술직 종사자이고, 36.5%가 100인 이상 대규모 사업장에 근무하고 있으며, 46.8%가 3년 이상 장기근속자라는 점이다. 또한 이들의 71.9%는 정규직이었다.
이는 대기업에서 장기 근속한 직급이 있는 정규직 노동자라 하더라도 임신, 출산으로 인한 불이익과 해고 위협에서 자유로울 수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
성희롱 상담은 주로 20-30세 미만, 근속 1년 미만, 비혼 여성노동자에게 일어나고 있었다. 특히 직장 내 성희롱의 30.4%가 예방을 책임져야할 사장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나 성희롱 발생이 여성노동자들의 퇴사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고용상담 중에는 임금체불이 50%를 차지했고, 특히 여성 비정규직 상담의 72.1%가 임금체불, 부당해고 등 고용불안 상담으로 나타나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의 경우 해고, 임금체불 등 기본적인 노동권조차 보장되지 못한 상황에서 성차별, 모성보호 같은 권리요구는 아예 제기조차 하지 못하는 현실인 것으로 보인다.
손영주 사무처장은 “임신과 출산으로 인한 해고 및 부당대우와 관련한 상담이 계속 증가하고 있어 모성관련 법과 현실의 괴리가 여전히 존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특히 “모성보호 3법 개정으로 내년부터 사업장 규모에 따른 모성보호 차별 문제는 일정하게 해결될 것으로 기대되지만, 그 중에서도 비정규직 여성노동자의 모성보호 차별 문제는 여전히 해결과제로 남아있다”며 “여성 비정규직의 모성보호를 위한 법제도 마련과 관련 부처의 철저한 사업장 지도감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손 사무처장은 또 “4인 이하 사업장에 종사하는 여성노동자들의 수가 굉장히 많음에도 이들이 해고나 퇴직금, 각종 수당 및 성차별 등에서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근로기준법과 남녀고용평등법의 적용에 사각지대가 없도록 확대 실시해야할 것”이라고 오늘날 여성노동자들이 당면한 현실을 개선하기 위한 과제들을 당부했다.
여성노동자회는 오는 28일(수) 저녁 6시 세종문화회관 1층 소연회장에서 평등의전화 10주년 기념 후원의 밤 ‘여성노동자의 희노애락 십년지기’ 행사를 연다. 10주년을 기념해 ‘여성노동자 권리찾기 베스트 사례’, ‘10년차, 5년차 상담원 시상’, '비정규직 여성노동자 근로실태 현황과제' 토론회, '여성노동자의 삶' 책 출간 등 다양한 지역 행사들을 진행한다고 하니 여성노동자의 지난 10년과 오늘을 함께 느껴보고 싶은 이들은 각 지역 여성노동자회를 찾을 일이다.
최문주 기자 cmjoo@ngotimes.net